국민의힘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맞세울 4·10 총선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5곳을 모두 쓸어간 경기 수원은 영입 인사 3명을 앞세워 ‘탈환’을 시도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는 15일, 전날 면접을 본 경기·인천·전북 지역 공천 신청자 가운데 25명의 공천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가운데 원 전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 대표를 ‘자기만 살려고 대한민국 정치의 앞길을 가로막은 돌덩이’에 빗대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승리하는 것은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원 전 장관의 공천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관위의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천에선 원 전 장관과 함께 배준영(중·강화·옹진)·윤상현(동·미추홀을) 의원 등 5명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반면 지난 총선 때 공관위와 황교안 당시 대표의 최고위 사이에서 ‘민현주→민경욱’을 오가며 ‘호떡 공천’ 논란이 일었던 연수을은 단수 공천 지역에서 빠졌다. 이 지역엔 민현주·민경욱 전 의원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등 5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김기현 전 대표 때 영입한 김현준 전 국세청장과 이수정 경기대 교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과 한동훈 위원장 들어 영입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경기 지역 공천자 14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김 전 청장(수원갑)과 방 전 장관(수원병), 이 교수(수원정)는 국민의힘이 21대 총선 때 5석 모두 패배한 ‘수원 벨트’에 배치됐다.
민주당에서 이탈한 조 전 시장은 남양주병에 공천됐다. 조 전 시장과 경쟁한 신원철·정재준 예비후보는 “조 전 시장은 지방공무원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반발하며 공관위에 경선을 실시해달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을 냈다.
안철수 의원은 현재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으로 또 한번 출마해 4선에 도전하게 됐다.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은 최영희 의원(비례)을 누르고 의정부갑 공천을 받았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 가운데 첫 후보이자, 현역 의원 가운데 첫 공천 배제 사례다.
대통령실 출신인 김은혜 전 홍보수석(분당을)과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안산상록갑) 등은 경선을 치르게 됐다. 평택, 안산, 부천, 동두천·연천 등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후보 확정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평택을 3선인 유의동 정책위의장, 동두천·연천 재선인 김성원 의원 등도 공천 여부를 기다리게 됐다. 이와 함께 전북에선 비례대표 정운천 의원이 전주을 공천장을 따내는 등 6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공관위는 이날 경기·전남·충북·충남 지역 면접을 실시했다. 또 현역 의원에게만 적용했던 교체지수를 원외 당협위원장 78명에게도 확대 적용해, 하위 10% 평가자 7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위 10~30% 평가자 15명은 경선 때 본인 득표율의 20%를 감점받는다.
한편, 부산 중·영도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당의 승리를 위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공천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어 “헌신에 감사드린다. 목련이 피는 4월, 동료 시민을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